[전력시장대전환 41회] 가스로 되돌아가는 전기 — P2G(Power-to-Gas) 기술의 미래
가스로 되돌아가는 전기 — P2G(Power-to-Gas) 기술의 미래
지난 회차에서는 수소가 전력시장에 들어오는 길, 즉 '전기를 만들기 위한 수소'를 살펴봤습니다. 오늘은 그 반대 방향입니다. 남는 전기를 다시 가스로 바꿔 저장하는 기술, P2G(Power-to-Gas)입니다. 방향은 반대지만 목적지는 같습니다. 변동성이 큰 재생에너지를 어떻게 버리지 않고 오래, 많이 저장할 것인가라는 질문입니다.
P2G는 무엇을 하는 기술인가
P2G는 남는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만들고, 필요하면 여기에 이산화탄소를 결합해 메탄(합성천연가스, SNG)까지 만드는 일련의 과정을 말합니다. 결과물이 수소든 메탄이든, 핵심은 전기라는 형태로는 오래 저장하기 어려운 에너지를 가스라는 형태로 바꿔 몇 달이고 쌓아둘 수 있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왜 굳이 가스로 바꾸는가
배터리 ESS는 응답이 빠르지만 저장할 수 있는 시간이 짧습니다. 몇 시간, 길어야 하루 이틀 치를 담는 데는 유리해도, 봄에 남아도는 태양광 전력을 겨울까지 들고 가는 '계절 간 저장'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가스는 다릅니다. 기존에 이미 깔려 있는 가스배관과 저장시설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어, 대용량·장기간 저장이라는 배터리의 약점을 정확히 보완합니다.
기술이 이어지는 경로
- 수전해: 알칼라인, PEM, SOEC 등 방식으로 물을 전기분해해 그린수소를 생산합니다.
- 메탄화: 수소에 이산화탄소를 반응시켜 메탄을 만들면, 별도 설비 없이 기존 도시가스망에 바로 주입할 수 있습니다.
- 재전환: 저장해 둔 가스는 필요할 때 다시 가스터빈 등을 통해 전기로 되돌릴 수 있어, 계절과 시간을 넘나드는 에너지 저장고 역할을 합니다.

넘어야 할 벽 — 낮은 왕복 효율
P2G의 가장 큰 약점은 효율입니다. 전기를 수소로, 다시 메탄으로, 다시 전기로 바꾸는 과정마다 에너지 손실이 발생해 왕복 효율이 30~40%대에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터리 ESS의 왕복 효율이 90%를 넘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차이입니다. 그럼에도 계절 간 장기 저장이라는 대체 불가능한 역할 때문에, 유럽을 중심으로 실증사업과 인프라 투자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에서의 위치
한국은 아직 P2G가 실증 단계입니다. 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이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제주도나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소규모 실증이 진행 중이며, 본격적인 상용화는 그린수소 생산 단가와 가스배관 인프라 정비가 얼마나 빠르게 뒷받침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마무리
P2G는 지금 당장 SMP를 움직이는 기술은 아니지만, 재생에너지 비중이 계속 늘어나는 한 언젠가는 반드시 필요해질 '계절을 넘는 저장고'입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이런 복잡한 자원들을 실시간으로 엮어내는 스마트그리드가 전력시장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