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시장365 20회] 부족하면 줄인다 — 수요반응(DR) 자원 활용법
지난 회차에서는 발전기 출력을 조정해 주파수를 지키는 AGC를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전력 수급을 맞추는 방법이 발전기를 조정하는 것뿐일까요? 오늘은 반대편에서 균형을 맞추는 자원, 수요반응(DR, Demand Response)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수요반응(DR)이란 무엇인가
DR은 전력이 부족하거나 계통이 불안정할 때, 발전량을 늘리는 대신 수요(사용량)를 줄여 균형을 맞추는 방식입니다. 공장이나 건물이 특정 시간대에 전기 사용을 줄이기로 사전에 약정하고, 실제로 요청이 오면 부하를 감축한 뒤 그 대가로 보상을 받는 구조입니다. '발전소를 새로 짓는 대신, 덜 쓰는 발전소를 하나 더 만든다'는 비유로 종종 설명됩니다.

국내 DR 시장의 두 갈래
- 감축 DR: 전력거래소가 수급 위기 시 감축을 요청하면, 참여 자원이 실제로 사용량을 줄이고 그 실적만큼 정산받는 방식입니다.
- 절전 DR(경제성 DR): SMP가 높은 시간대에 자발적으로 사용량을 줄여 절감분을 정산받는, 상시 운영형 방식입니다.
이 두 유형 모두 개별 수요처가 직접 참여하기보다는, 여러 수요처를 묶어 하나의 자원처럼 운영하는 '수요관리사업자(자원집계사업자)'를 통해 시장에 참여하는 구조가 일반적입니다.

DR이 SMP와 계통에 미치는 영향
DR이 활성화되면 피크 시간대 수요 자체가 줄어들기 때문에, 가장 비싼 한계발전기가 가동될 필요성이 줄어들고 이는 SMP를 낮추는 효과로 이어집니다. 또한 새 발전소를 짓지 않고도 첨두 수요를 감당할 수 있어, 설비투자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참여자에게 돌아가는 보상
DR에 참여한 수요처는 실제 감축한 전력량(kWh)에 대한 정산금과, 언제든 감축할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 자체에 대한 대기 보상(용량 정산)을 함께 받을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데이터센터, 대형마트, 산업단지 등 큰 부하를 가진 수요처들이 DR 시장의 핵심 참여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왜 갈수록 중요해지는가
태양광과 풍력의 비중이 커질수록 계통은 더 자주, 더 크게 흔들립니다. 발전 쪽에서만 유연성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수요 쪽에서 유연하게 반응하는 DR 자원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여러 개의 소규모 DR·ESS·태양광 자원을 하나로 묶어 운영하는 가상발전소(VPP)도 결국 DR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수요반응은 '전기를 더 만드는 것'이 아니라 '덜 쓰는 것'으로 시장에 참여하는, 발상의 전환에서 나온 자원입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이런 유연성 자원 가운데 하나인 ESS를 실제로 어떻게 운영하는지 그 전략을 살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