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데이터를 꺼내 쓴다 — 전력 데이터 개방과 활용
지난 회차에서는 사람이 놓치기 쉬운 패턴을 AI가 대신 잡아내며 전력시장 운영을 바꿔가는 흐름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이런 AI가 제대로 힘을 쓰려면 학습할 재료, 즉 데이터가 열려 있어야 합니다. 오늘은 전력 데이터가 얼마나 개방되어 있고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그리고 남은 과제는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전력 데이터, 어디에서 열람할 수 있나
전력거래소는 EPSIS(전력통계정보시스템)를 통해 발전·송전·배전·판매사업자와 전력시장 운영 과정에서 나오는 자료를 분류·분석·가공해 통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공개하고 있습니다. 가중평균 SMP, 시도별·용도별 판매전력량 같은 시장 지표를 실시간에 가깝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공공데이터포털에서는 시간별 전국 전력수요량, 행정구역별 에너지사용량, 실시간 전력수급현황 등을 오픈 API(JSON/XML) 형태로 제공해, 개발자나 연구자가 직접 프로그램에 연결해 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출처: 전력거래소 EPSIS, 공공데이터포털).
전력 데이터를 열람할 수 있는 주요 창구
전력거래소, 시장·계통 통계 전반
오픈API로 실시간 수급·수요 데이터
고객 단위 전력사용량 공유 플랫폼

한전 빅데이터, 어디에 쓰이고 있나
한전은 데이터사이언스연구소, 전력데이터공유센터, 에너지마켓플레이스(EN:TER) 포털로 구성된 빅데이터 융합센터를 운영하며 전력 데이터의 민간 개방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EN:TER는 개별 고객의 전력 사용량 데이터를 에너지 신서비스 사업자에게 제공하고, 고객은 그 사업자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온라인 플랫폼입니다(출처: 한전 블로그, 일렉트릭파워). 실제로 KAIST는 이 데이터를 활용해 계절별·시간대별 요금제가 주택용 전력사용량 절감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했고, 한국전기차인프라기술은 전기차 충전전력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데 활용했습니다.
- 사회복지 솔루션: 전력 사용 패턴 데이터를 취약계층 1인 가구 안부 확인, 범죄 발생 예방을 위한 도시 취약지역 분석 등에 접목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 설비 품질관리: 고객의 특고압 수전설비 데이터를 분석해 이상 징후를 사전에 파악하는 서비스도 이 플랫폼을 통해 제공됩니다.
- 데이터 안심구역: 개인정보가 포함된 민감한 데이터는 지정된 안심구역 안에서만 분석하도록 해, 개방과 보호를 함께 추구하는 방식도 병행되고 있습니다.

아직 남은 과제
데이터가 열려 있다고 해서 모두가 똑같이 활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관마다 데이터 형식과 갱신 주기가 달라 표준화 수준이 아직 낮은 편이고, 고객 단위 전력사용량처럼 개인정보와 맞닿은 데이터는 안심구역 등 별도 보호 장치를 거쳐야 합니다. 지난 회차에서 살펴본 AI 예측 모델의 정확도 역시, 결국 이 데이터가 얼마나 넓고 정교하게 열려 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데이터 활용 방식 비교
| 접근 방식 | 과거: 기관 내부 자료로만 활용 | 현재: API·플랫폼으로 외부 개방 |
| 활용 주체 | 전력거래소·한전 내부 | 연구기관·스타트업·개발자까지 확대 |
| 개인정보 데이터 | 활용 제한적 | 데이터 안심구역에서 제한적 분석 |
마무리
전력 데이터 개방은 AI와 새로운 서비스가 자랄 수 있는 토양을 만드는 작업입니다. 다만 이 데이터가 모두에게 고르게 열려 있는 것은 아니어서, 에너지 빈곤층처럼 정보 접근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계층은 오히려 소외될 수 있습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이 에너지 빈곤층을 보호하기 위한 정책이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참고자료
· 전력거래소, EPSIS(전력통계정보시스템)
· 공공데이터포털, 「한국전력거래소 실시간 전력수급현황」 등
· 일렉트릭파워·한국전력 블로그, 「한전 빅데이터 및 EN:TER 플랫폼 활용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