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단일가격의 시대는 끝나는가 — 지역별 전력가격 차등제 도입 논의
지난 회차에서는 에너지 요금을 낮춰주는 개별 지원 제도, 에너지바우처를 살펴봤습니다. 오늘은 결이 다른 이야기입니다. 한국은 지금까지 전국 어디서나 같은 SMP(계통한계가격)를 적용하는 단일가격 시장이었는데, 이 원칙을 지역별로 나누자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지역별 전력가격 차등제, 즉 LMP(Locational Marginal Price) 도입 논의를 짚어보겠습니다.
전국 단일가격이 감추고 있던 문제
지금까지 한국 전력시장은 지역과 관계없이 같은 시각에는 같은 SMP가 적용되는 단일가격 체계였습니다. 문제는 발전소와 수요지의 위치가 전국에 고르게 퍼져 있지 않다는 데 있습니다. 원전·석탄 발전은 동남권·서해안에, 수요는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장거리 송전에 따른 손실과 계통 혼잡 비용이 발생하는데, 단일가격 체계는 이 비용을 가격 신호로 드러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계속 제기돼 왔습니다(출처: 전기저널, 오마이뉴스).
지역별 차등요금제 단계적 도입 구상
1단계
도매(SMP) 지역 차등
2단계
소매요금 확대 적용
3단계
발전기별 LMP
출처: 전기신문, 산업통상자원부 발표 내용 종합. 세부 시행 시기는 논의 과정에서 계속 조정되고 있음

우선은 수도권 대 비수도권부터
전력거래소는 LMP 제도 설계를 위한 워킹그룹을 운영하며 도입 방안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발전기 단위로 세분화된 가격을 매기기보다는, 우선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크게 두 구간으로 나눠 도매요금(SMP)에 차등을 두는 방식이 먼저 검토되고 있습니다. 이후 단계적으로 변전소별·발전기별 가격을 매기는 정교한 LMP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로 제시돼 있으나, 애초 목표했던 시행 시기가 계속 미뤄지며 도입 시점 자체가 유동적인 상태입니다(출처: 전기신문, 강원일보).
수도권은 오르고, 발전소 인근은 내릴 수 있다
지역별 차등요금제가 시행되면 전력 수요가 집중된 수도권은 송전망 확충 비용과 계통 손실 비용이 요금에 반영돼 인상 요인이 발생할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반대로 원전·화력발전이 밀집한 지역은 송전 비용이 적게 들어 요금이 낮아질 여지가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지방 입장에서는 발전 시설을 떠안는 대신 저렴한 전기요금이라는 반대급부를 얻어 지방소멸 대응과 산업 유치에 활용할 수 있다는 기대도 있습니다(출처: 단비뉴스, 한국경제).
지역별 차등요금제, 엇갈리는 기대

남은 쟁점
전문가들은 계통혼잡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전력거래소의 전력관리시스템(EMS)을 새로 갖춰야 신뢰할 수 있는 LMP 산정이 가능하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지역 간 요금 차이가 너무 급격하면 반도체·철강 등 전력 다소비 산업이 몰려 있는 수도권 제조업의 경쟁력 문제로 번질 수 있어, 단순히 지역을 둘로 나누는 방식보다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습니다(출처: 에너지경제, 아시아투데이).

마무리
지역별 전력가격 차등제는 전국 단일가격이 감춰온 송전·혼잡 비용을 드러내려는 시도지만, 도입 시기와 방식은 여전히 유동적입니다. 가격 신호가 지역별로 나뉘기 시작하면, 그 가격 위에서 움직이는 발전사·판매사 등 시장 참여자들의 리스크 관리 방식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전력시장 참여자들이 어떤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참고자료
· 전기신문, 「지역별 도매전력요금 차등제…수도권·비수도권으로 구분 짓나」
· 전기저널, 「전력도매시장 지역별 가격제 해외사례 및 국내 도입 이슈 분석」
· 오마이뉴스, 「전력시장 지역별 한계가격제 도입? 더 중요한 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