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의 딜레마
— REC는 왜 폭락했고, 태양광은 왜 돈이 안 되는가 —
— 태양광이 늘수록 SMP가 낮아지는 역설 · RPS 구조의 한계 · 출력제한(커튼테일링)의 실체 · 재생에너지 투자자가 직면한 이중 타격 —
REC(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 RPS(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 · Merit Order Effect · 출력제한(커튼테일링) · 오리 커브 · 계약시장 2027 · 재생에너지 딜레마
✅ 재생에너지가 늘어날수록 낮시간 SMP가 낮아지고, SMP가 낮아질수록 재생에너지 발전 수익이 줄어드는 Merit Order Effect의 역설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태양광이 스스로 자신의 수익을 갉아먹는 구조입니다.
✅ REC(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는 RPS 제도의 보조 수익원이었지만, 공급 과잉과 2026년 12월 신규 발급 종료 예고로 인해 급락했습니다. SMP 하락 + REC 폭락이 동시에 발생하는 이중 타격 구조입니다.
✅ 출력제한(커튼테일링)은 이 문제의 가장 극단적 표현입니다. 태양광 발전소가 가동 중임에도 계통 포화를 이유로 강제로 발전을 멈추는 것입니다. 발전을 해도, 안 해도 손해인 구조를 만드는 것이 2026년 재생에너지 시장의 민낯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재생에너지는 많을수록 좋습니다. 연료비가 없고, 탄소도 없으니까요. 그런데 현실 전력시장은 이 상식을 배반합니다. 태양광이 많아질수록 낮시간 SMP가 낮아지고, 발전사의 수익이 줄어듭니다. REC도 폭락합니다. 심지어 발전을 해도 계통이 막혀 강제로 끄는 일(출력제한)까지 벌어집니다.
왜 이런 일이 생길까요? 이번 회에서는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는 과정에서 전력시장에서 벌어지는 구조적 충돌을 완전히 해부합니다. 그리고 이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제도적 해법 — 2027년 재생에너지 계약시장 도입 — 이 왜 필요한지를 연결해 설명합니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정책 핵심 제도는 RPS(Renewable Portfolio Standard,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입니다. 2012년 도입된 이 제도는 한전·발전공기업 등 일정 규모 이상 발전사업자(공급의무자)에게 전체 발전량의 일정 비율을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한 것입니다. 2026년 기준 공급의무 비율은 약 25%입니다.
공급의무자는 이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두 가지 방법을 씁니다. 첫째, 자체적으로 재생에너지 설비를 짓습니다. 둘째, 외부의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로부터 REC(Renewable Energy Certificate, 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를 구매합니다. REC는 재생에너지 1MWh를 생산했다는 인증서로, 구매자는 이것을 RPS 의무 이행의 증거로 활용합니다.
REC 가격: REC 현물시장 또는 장기계약으로 결정
REC 가중치: 설치 유형·규모에 따라 0.7~4.0 적용
→ SMP↓ + REC↓ = 수익 이중 타격
REC는 RPS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공급의무자(수요)와 재생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사업자(공급) 사이의 시장에서 결정됩니다. 원리는 단순합니다. 재생에너지 공급이 의무 이행에 필요한 수준보다 많으면 REC는 남아돌고 가격이 내려갑니다. 반대로 재생에너지가 부족하면 REC가 귀해져 가격이 올라갑니다.
그런데 2020년 이후 태양광 설치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REC 공급이 의무 이행 수요를 크게 초과하기 시작했습니다. REC가 남아돌자 가격은 지속적으로 하락했습니다. 2026년에는 RPS 폐지(신규 REC 발급 종료) 예고까지 겹쳐 투매가 발생했고, REC 현물가는 6만원대까지 추락했습니다.
RPS 의무 이행 증거로 사용
현물시장 또는 장기계약 거래
가중치 따라 발급량 차이
2026년 의무 비율 약 25%
의무 미이행 시 과징금
2027년 계약시장으로 전환
RPS 폐지 예고 → 투매 발생
이란전쟁으로 SMP↑ → REC 수요↓
2026년 6만원대 추락
SMP는 그 시간대 마지막으로 투입되는 한계발전기의 변동비로 결정됩니다. 태양광은 연료비가 0원이므로 변동비가 사실상 없습니다. 따라서 태양광 발전기는 전력시장에서 항상 맨 앞에 서서 가장 먼저 발전합니다. 태양광 발전량이 늘어나면, 기존에 SMP를 결정하던 LNG 발전기 일부가 대기로 밀려납니다. 그 결과 더 낮은 변동비를 가진 발전기(예: 석탄화력)가 한계발전기가 되고, SMP가 내려갑니다.
태양광 발전량 증가 → 낮시간 총 공급량 증가 → 비싼 LNG 발전기 대기 → 싼 석탄이 한계발전기 → SMP 하락 → 태양광 수익 감소
더 많은 태양광 설치 → SMP 더 낮아짐 → 태양광 투자 경제성 악화 (악순환)
태양광 발전량이 급증한 낮시간 전력 수요-공급 패턴을 그래프로 그리면 오리(Duck)와 닮은 모양이 나옵니다. 이것을 오리 커브(Duck Curve)라고 합니다. 오전에 태양광이 본격 가동되면 기존 발전기의 출력을 낮춰야(목 부분), 오후 태양이 지면서 수요가 갑자기 치솟는 저녁 피크 때 발전기를 급격히 올려야(꼬리 부분) 합니다. 이 급격한 램프업(Ramp-up)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면 정전 위험이 생깁니다.
2026년 한국의 봄철에는 이 현상이 극단으로 치달았습니다. 제주에서는 태양광 과잉 공급으로 마이너스 SMP가 발생했고, 내륙에서도 낮시간 SMP가 0~30원대로 떨어졌습니다. 한국에너지공단 자료에 따르면 봄철(3~5월) 경부하기 대책기간이 역대 최장인 107일에 달했습니다.

태양광·풍력 발전이 급증하면 전력망이 소화할 수 있는 용량을 초과하는 순간이 옵니다. 이때 전력거래소(KPX)는 재생에너지 발전기에 강제로 출력을 낮추거나 멈추도록 명령합니다. 이것을 출력제한(Output Curtailment), 또는 커튼테일링(Curtailment)이라고 합니다. 발전소 주인 입장에서는 발전 설비가 멀쩡히 돌아가고 있는데 전기를 만들지 못하는 것입니다. 고정비는 그대로 나가고 수익은 0원이 됩니다.
송전망 확충 속도를 초과
특히 호남·제주 심각
수도권 연결 송전선 부족
공급 > 수요 상황 발생
저장 인프라(ESS) 부족
전력 수출 채널 없음
재생에너지 간헐성 대응
관성(Inertia) 감소 문제
보조서비스 부족
출력제한이 발생하면 태양광 사업자는 그 시간 동안 전기를 팔 수 없습니다. 그러나 고정비(토지 임차료·유지비·대출 이자)는 그대로 발생합니다. 특히 소규모 사업자일수록 이 고정비 부담이 크고, 출력제한이 반복되면 사업 지속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2026년 출력제한 107일은 이 구조의 극단적 표현이었습니다.

RPS·REC 체제는 재생에너지 보급 초기 단계에는 효과적인 제도였습니다. 의무 비율을 높여 발전사들이 REC를 구매하게 하면, 자연스럽게 재생에너지 투자가 늘어나는 구조였습니다. 그러나 재생에너지가 일정 수준 이상 보급되자 이 체제가 역효과를 냅니다. 공급 과잉 → REC 가격 폭락 → 신규 투자 불안정이라는 악순환이 시작됐습니다.
RPS 체제의 또 다른 문제는 가격 신호가 불명확하다는 것입니다. 태양광이 어떤 시간대에 얼마나 발전하면 더 가치 있는지, 어떤 위치에 발전소를 지어야 계통에 기여하는지에 대한 가격 신호가 없습니다. 그냥 만들기만 하면 REC를 받는 구조였습니다. 이것이 출력제한 지역에도 무분별하게 태양광이 설치되는 원인이 됩니다.
2027년부터 시행되는 재생에너지 계약시장은 이 문제를 근본적으로 다르게 접근합니다. 발전사업자가 정부 공고에 따라 kWh당 발전단가를 입찰하고, 낙찰된 사업자가 최대 20년간 고정 단가로 전력을 공급하는 구조입니다. SMP와 무관하게 안정적 수익이 보장됩니다. REC처럼 시장에서 가격이 오르내리는 불확실성이 없습니다.
계약시장은 또한 위치와 시간대를 반영한 입찰을 유도합니다. 출력제한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보다 계통 기여가 높은 지역의 발전소가 더 유리한 조건을 받을 수 있어, 자연스럽게 전력망에 도움이 되는 입지 선택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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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erit Order Effect: 태양광이 늘수록 낮시간 SMP가 낮아집니다. 태양광은 연료비 0원으로 항상 먼저 발전하기 때문에 자신이 늘어날수록 LNG 발전기를 밀어내고 SMP를 낮춥니다. 재생에너지가 스스로 자신의 수익을 갉아먹는 역설적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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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 폭락은 공급 과잉 + RPS 폐지 예고의 이중 충격입니다. 태양광 설치 폭증으로 REC가 남아돌자 가격이 하락했고, 2026년 12월 신규 발급 종료 예고로 투매가 발생했습니다. SMP 수익 감소와 REC 폭락이 동시에 일어나 태양광 사업자들이 이중 타격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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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출력제한 107일은 전력망이 재생에너지를 소화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보여줍니다. 발전 설비가 있어도 팔 수 없는 상황이 반복되면 재생에너지 투자 사업의 경제성이 사라집니다. 계통 확충과 ESS 보급이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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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027년 재생에너지 계약시장이 이 딜레마의 구조적 해법입니다. SMP·REC와 무관한 장기 고정가 계약 구조가 투자 불확실성을 없애고, 금융 가능성을 높이며, 가격 신호를 통해 효율적인 발전 입지를 유도합니다.
| 용어 | 정의 |
|---|---|
| Merit Order Effect | 재생에너지(변동비 0)가 전력시장에 우선 투입되면서 기존 발전기(LNG 등)를 밀어내고 SMP를 낮추는 현상. 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아질수록 심화. |
| 오리 커브 (Duck Curve) | 태양광 급증으로 낮시간 수요-발전량 차이가 줄고(목), 저녁 태양이 지면서 수요가 급증(꼬리)하는 그래프 형태. 급격한 Ramp-up 부담을 시각화. |
| REC (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 | 재생에너지 1MWh 생산 시 발급되는 인증서. RPS 공급의무자가 의무 이행 증거로 구매. 가중치에 따라 발급량이 달라짐. |
| 출력제한 (커튼테일링) | 계통 포화 또는 전력 과잉 시 KPX가 재생에너지 발전기에 강제로 출력을 낮추거나 정지시키는 명령. 발전사업자 수익 손실 발생. |
| 재생에너지 계약시장 | 2027년 도입 예정. 발전사가 kWh당 단가를 입찰하고 낙찰된 사업자가 최대 20년 고정가로 공급하는 시장. RPS·REC를 대체. |
▶ 전기신문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현황 및 대책 방향" (2026.03) electimes.com
▶ 에너지경제연구원 "RPS·REC 체제의 문제점과 계약시장 도입의 필요성" (2025)
▶ 재생에너지 팔로워스 "낡은 국내 전력도매시장, 에너지 전환을 위해 개편이 필요하다" (2021.06)
▶ 기후에너지환경부 "재생에너지 계약시장 2027년 시행 세부방안" (2026.07)
▶ 해줌 블로그 "2026년 태양광 REC·SMP 동향과 사업자 대응 전략" haezoom.com
▶ KPX 전력거래소 · EPSIS epsis.kpx.or.kr — 재생에너지 출력제한 통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