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을수록 저렴할까 — SMR과 대형원전의 발전단가 논쟁
지난 회차에서는 국내 SMR이 표준설계인가 신청과 입지 확정을 동시에 통과하며 상용화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정작 업계와 학계에서는 SMR이 대형원전보다 정말로 경제적인지를 두고 의견이 팽팽하게 갈립니다.
오늘은 그 발전단가 논쟁의 핵심을 짚어보겠습니다.
'작은 원전=싼 원전'이 아니다 — 규모의 경제 역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설비용량 90MW급 소형 원전의 건설단가는 kW당 약 647만원으로, 설비용량 1,400MW급 대형원전과 비교하면 2.5배 수준입니다. 이용률 90%를 가정했을 때 발전단가는 kWh당 약 62원으로 산출되는데, 이는 대형원전 대비 약 1.8배에 해당합니다. 원인은 규모의 경제입니다. 대형원전은 한 호기의 건설비가 크지만 발전 용량도 함께 크기 때문에 운영·정비 인건비가 발전단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습니다. 반면 SMR은 호기당 건설비는 낮아도 발전 용량 역시 작기 때문에, 같은 인력으로 한 호기를 운전·정비한다면 인건비 비중이 오히려 높아져 경제성을 갉아먹는 구조입니다(출처: KAIST 이정익 교수 연구, 에너지경제연구원).
90MW급 SMR vs 1,400MW급 대형원전
건설단가 배수
약 2.5배
발전단가 배수
약 1.8배
SMR 발전단가(가정치)
약 62원/kWh
출처: KAIST 이정익 교수 연구(에너지경제연구원 게재) 재구성 — 90MW급 소형 원전 가정치

목표치와 실제치의 간극, 그리고 반전의 조건
해외에서 제시되는 SMR의 균등화발전비용(LCOE) 목표치는 MWh당 67~84달러(약 90~114원/kWh) 수준이지만, 실제로 건설이 진행된 프로젝트들을 분석한 학술 연구들은 MWh당 100달러(약 136원/kWh)를 넘어서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여기에 더해 SMR 특유의 설계상 제약도 있습니다. 작은 격납용기 안에 부속기기를 밀집시키다 보니 오히려 생산성과 정비성이 떨어지고, 격납용기 자체 크기는 기대만큼 줄어들지 않아 출력 대비 비용 효율이 낮아지는 경우도 보고됩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것이 SMR의 태생적 한계라기보다 '아직 한 기도 지어보지 않은' 초기 단계의 비용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공장에서 표준화된 모듈을 대량 생산하는 체제가 자리 잡으면 건설기간 단축과 설계 간소화를 통해 대형원전 대비 10~40% 수준까지 비용이 내려갈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제시되고 있어, 결국 관건은 '몇 호기까지 지어봐야 규모의 경제가 발동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출처: 삼일PwC SMR 가이드북, 나무위키 SMR 문서).
| 구분 | LCOE 목표치 | 실제 프로젝트 기준 |
| MWh당 비용 | 67~84달러 | 100달러 이상 |
| 향후 전망 | 대량생산 정착 시 대형원전 대비 10~40% 수준까지 하락 가능 | |
출처: 삼일PwC SMR 가이드북 재구성

마무리
SMR의 경제성은 '작아서 유리하다'는 직관과 달리, 오히려 규모의 경제를 어떻게 만회하느냐의 싸움에 가깝습니다. 초기 호기의 비용은 대형원전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고, 진짜 경쟁력은 여러 호기를 표준화해 찍어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SMR이 원자력발전소 인근 대신 데이터센터·산업단지 곁에 지어지는 '분산형 입지' 논의와 그 배경을 살펴보겠습니다.
참고자료
· 이정익(KAIST), 「소형모듈원전(SMR)의 도전과제와 국내외 동향」, 에너지경제연구원
· 삼일PwC, 「SMR(소형모듈원자로)의 무한한 가능성과 전략」
· 한국데이터경제신문, 「데이터센터 전력 비용 55원 vs 214원, SMR 경제성 분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