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엔 0원, 저녁엔 급등 — 태양광 30GW가 SMP를 두 얼굴로 바꾼 이유
지난 회차에서는 석탄발전이 15년에 걸쳐 '천천히' 줄어드는 이유와, 그 빈자리를 결국 더 비싼 LNG가 메우고 있다는 점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석탄의 빈자리를 채우는 발전원은 LNG만이 아닙니다.
정부 계획상 가장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는 것은 태양광입니다.
문제는 태양광이 늘어날수록 SMP가 단순히 오르내리는 수준을 넘어, 하루 안에서도 극단적으로 갈라지는 '두 얼굴'을 갖게 된다는 점입니다.
오늘은 태양광 확대가 SMP와 계통 운영에 어떤 새로운 변수를 던지고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2023년 30GW → 2038년 121.9GW, 재생에너지 4배 확대 계획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에 따르면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용량은 2023년 30GW 수준에서 2030년 78GW, 2038년에는 121.9GW까지 늘어날 예정입니다.
이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태양광으로, 이미 2024년 기준 태양광 설비용량만으로도 30GW를 넘어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역시 2023년 8.4%에서 2038년 29.2%까지 세 배 이상 확대될 계획입니다.
문제는 이 성장 속도가 계통이 감당할 수 있는 속도보다 빠르다는 데 있습니다.
태양광은 해가 떠 있는 시간에만, 그것도 날씨에 따라 들쭉날쭉하게 전력을 쏟아내는 발전원이라, 설비가 늘어날수록 하루 중 특정 시간대에만 공급이 몰리는 쏠림 현상이 심해집니다.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 계획 핵심 수치


낮엔 SMP 0원대, 저녁엔 LNG가 몰아서 값을 올린다
이 현상을 업계에서는 '덕 커브(Duck Curve)'라고 부릅니다.
태양광 발전이 쏟아지는 낮 시간대에는 계통이 실제로 다른 발전기로부터 공급받아야 할 '순부하'가 급격히 줄어듭니다.
봄철처럼 냉난방 수요까지 적은 시기에는 낮 SMP가 0원대까지 떨어지는 일이 실제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반대로 해가 지는 저녁 시간대에는 태양광이 순식간에 사라지는데 수요는 여전히 높아, 비싼 LNG를 급하게 풀가동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됩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최근 전기요금 체계에서 평일 낮 11~15시의 최대부하 구간을 중간부하로, 저녁 18~21시의 중간부하 구간을 최대부하로 조정했고, 봄·가을 주말·공휴일 낮 시간대에는 전력량 요금을 50%까지 할인해주는 대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2026년 봄부터는 재생에너지 사업자의 출력제어에 대한 정산 방식을 바꾸는 '준중앙제도'가 새로 도입되어, 태양광이 계통에 주는 부담을 가격 신호로 반영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실무자 코멘트]
태양광 설비가 2028년 34.8GW까지 확대되어 배전망 자원의 95% 이상을 지배하게 됨에 따라, 한낮의 순부하 급감으로 인한 '덕 커브' 현상과 이에 대응한 도소매 요금제 및 정산 구조의 동기화는 전력망 안정성의 최우선 실무 과제입니다. 평일 낮 시간대의 최대부하 구간을 중간부하로 조정한 소매 요금제 개편은 계통 경직성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이나, 궁극적으로는 2026년 정식 도입되는 재생에너지 '준중앙제도' 및 실시간 시장(RTM) 체제 하에서 발현될 가격 변동성을 방어해야 합니다. 입찰에 참여한 급전가능 재생에너지가 가격결정 자격을 확보하고 한낮 과공급 시 SMP를 직접 0원대 이하로 수렴시키는 상황에서, 발전사는 출력제어 시간대의 플러스DR 입찰 전략을 고도화하고, ESS 충·방전과 연계한 VPP 집합자원화를 통해 임밸런스 패널티 리스크를 물리·재무적으로 헤지하는 고도의 입찰 관리 체계를 조기에 구축해야 합니다

| 구분 | 낮 시간대(11~15시) | 저녁 시간대(18~21시) |
| 태양광 발전 | 최대 출력 | 거의 0 |
| SMP 경향 | 봄철 0원대까지 급락 가능 | LNG 풀가동으로 급등 |
| 정부 대응 | 부하 구간 재조정 + 준중앙제도(출력제어 정산) 2026년 봄 도입 | |
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전력거래소(KPX) SMP 통계 재구성
마무리
태양광이 늘어날수록 낮과 저녁의 SMP가 극단적으로 갈라지는 '덕 커브' 현상이 오늘의 핵심이었습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이 낮과 저녁의 간극을 메우기 위해 각광받고 있는 ESS(에너지저장장치)가 SMP와 계통 운영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참고자료
· 산업통상자원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2025.2 확정)
· 해줌(Haezoom), 「2026년 태양광 SMP·REC 가격 동향」 시리즈
· 환경일보·전기저널, 「태양광 덕 커브(Duck Curve) 현상」 관련 기고
· 전력거래소(KPX), 「계통한계가격(SMP) 통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