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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시장 대전환

태양광이 버리는 낮 전기를 되사서 저녁에 되판다 — ESS가 SMP 두 얼굴을 메우는 법 [전력시장 대전환 Ch.7 EP71]

태양광이 버리는 낮 전기를 되사서 저녁에 되판다 — ESS가 SMP 두 얼굴을 메우는 법

지난 회차에서는 태양광 설비가 30GW에서 121.9GW까지 늘어나면서 낮엔 SMP가 0원대까지 떨어지고 저녁엔 LNG가 몰아서 값을 올리는 '덕 커브' 현상을 살펴봤습니다.

정부는 부하 구간 재조정 같은 요금제도로 이 간극을 메우려 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낮의 남는 전기를 저녁까지 옮겨줄 물리적 수단이 필요합니다.

그 역할을 맡은 것이 바로 ESS(에너지저장장치)입니다. 오늘은 ESS가 실제로 SMP와 계통 운영에 어떤 변화를 만들고 있는지 짚어보겠습니다.

재생에너지 출력제어가 상시화되며 ESS가 핵심 인프라로 떠올랐다

2025~2026년을 지나며 재생에너지 출력제어는 일회성 사건이 아니라 상시적인 현상이 됐습니다.

송전망·배전망 혼잡, SMP·REC 가격 변동성 확대, 여기에 AI 데이터센터發 산업수요 급증까지 겹치며 시간대별 수급 불균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ESS는 피크 시간대 부하를 낮추고 예비력을 확보해 계통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출력제어를 완화해 재생에너지가 계통에 더 많이 받아들여지도록(수용성 확대) 돕고, PPA·VPP 같은 시장 기반 수익모델을 통해 경제성까지 뒷받침하는 설비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태양광 확대 속도를 계통이 따라가지 못하는 문제의 가장 현실적인 완충재인 셈입니다.

ESS·재생에너지 제도 변화 타임라인

 

제주 BESS 15년 장기계약, 그리고 호남권 준중앙제도의 '예측 정산금'

2025년 개설된 제주 BESS 중앙계약시장은 ESS 사업자가 가격과 물량을 입찰해 장기 선도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4시간 이상 연속 방전이 가능한 장주기 설비로 낙찰되면, 계약된 가격으로 15년간 정산받을 수 있습니다.

정부는 이 1·2차 경쟁입찰 경험을 바탕으로 2026년부터 장주기 ESS 중심의 신규 입찰시장 제도를 본격화할 계획이며, 별도로 2026년에는 국비 1,176억 원을 투입해 ESS 20개소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더해 2026년 3월 호남권에서 먼저 시행되는 '재생에너지 준중앙급전 발전제도'는 태양광 사업자와 VPP 사업자가 발전량을 예측하고 전력거래소 지시에 따라 출력을 조절하면 '예측 정산금'과 '출력제어 정산금'을 받는 구조입니다.

2026년 9월 본격 시행될 육지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에 앞서, 사업자들의 예측·제어 역량을 미리 검증하는 중간 단계인 셈입니다.

ESS는 바로 이 예측과 제어를 물리적으로 구현하는 핵심 수단입니다.

낮에 남는 태양광 전기를 흡수해 두었다가, 전력거래소의 지시나 가격 신호에 맞춰 저녁에 되파는 방식으로 SMP 스프레드(낮과 저녁의 가격 차)를 이용한 차익거래가 가능해지기 때문입니다.

[실무자 코멘트]

ESS(에너지저장장치)는 낮 시간대 태양광 과공급에 따른 SMP 폭락과 저녁 피크 시 급등 간의 스프레드를 활용하는 차익거래(Arbitrage) 자원이자 계통 유연성(Flexibility) 확보의 핵심 수단입니다.

제주 BESS 중앙계약시장과 같은 15년 장기 계약 체결을 통한 고정 수익 구조는 막대한 초기 투자비(CAPEX) 부담을 완화하고 사업자의 재무적 예측 가능성을 확보해 주는 핵심 제도적 기반입니다.
2026년 육지 확대를 앞둔 '준중앙급전' 및 재생에너지 입찰제도 체제에서 ESS는 기상 예측 오차를 실시간 충·방전으로 보정하여 임밸런스 패널티(Imbalance Penalty)를 방어하는 실질적인 제어 기제로 작동합니다.
낮 시간대 출력제어 발생 시에는 플러스DR(Plus DR)과 연계한 충전으로 계통 수용성을 높이고, 저녁 피크 방전을 통해 실효용량 기반의 용량정산금(CP)과 부가정산 수익을 동시에 창출할 수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단순한 가격 차익거래를 넘어, VPP(가상발전소) 집합자원 내 태양광-ESS 복합 설비를 15분/5분 단위 실시간 시장 신호에 맞춰 정밀하게 제어하는 자동화 입찰 알고리즘을 조기에 구축하는 것이 수익 극대화의 성패를 가를 것입니다
구분 낮 시간대(충전) 저녁 시간대(방전)
SMP 수준 태양광 과잉으로 0원대 근접 가능 LNG 풀가동으로 급등
ESS 동작 저가 전기를 저장(수요 흡수) 저장 전기를 방전(공급 보충)
계통 효과 덕 커브의 낮·저녁 가격 스프레드 축소, 출력제어 완화

출처: 전력거래소(KPX) ESS 중앙계약시장·준중앙급전제도 관련 자료 재구성

마무리

ESS는 태양광이 낮에 버리는 전기를 저녁까지 옮겨주는 '시간차 거래자' 역할로 SMP의 두 얼굴을 조금씩 메우고 있습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태양광과는 정반대로 밤낮이 아닌 계절과 날씨에 좌우되는 발전원, 풍력이 SMP와 계통 운영에 어떤 새로운 변수를 던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참고자료

· 산업통상자원부·전력거래소(KPX), 제주 BESS 중앙계약시장 관련 보도자료

· 전력거래소(KPX), 「재생에너지 준중앙급전 발전제도」 관련 안내(호남권 2026.3 시행)

· 해줌(Haezoom), 「2026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 관련 인사이트

· 전력거래소(KPX), 「계통한계가격(SMP) 통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