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에서 유연성으로 — 국내 LNG 발전, 역할이 바뀌고 있다
지난 회차에서는 고리 2호기의 계속운전과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포화 문제를 끝으로 원자력 카테고리를 마무리했습니다. 오늘부터는 국내 전력 믹스에서 원자력·석탄과 함께 3대 발전원을 이루는 천연가스(LNG) 발전으로 넘어갑니다. LNG는 그동안 '가격결정자'로 SMP 완전정복 시리즈에서도 자주 등장했던 발전원인데, 실제 발전량 비중은 어느 정도이고, 국내에 어떤 구조로 들어오고 있을까요. 오늘은 LNG 카테고리의 첫 회차로 비중과 도입 구조부터 짚어보겠습니다.
발전량 4분의 1을 차지하는 LNG, 그러나 정점은 이미 보인다
한국전력공사 통계에 따르면 2025년 국내 발전량 비중은 원자력 31.0%, 석탄 28.7%, LNG(가스) 27.4%, 신재생에너지 11.4%, 기타(수력 등) 1.5% 순입니다. 원자력·석탄에 이어 3위이지만 격차는 크지 않고, 특히 2025년 4월에는 태양광 확대에 힘입어 월간 기준 화석연료 비중이 사상 처음 49.5%까지 떨어지는 등 신재생에너지가 빠르게 추격하는 구도입니다(출처: 한국전력공사 월별 전력통계속보, 기후솔루션).
정부의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 2025년 2월 확정)을 보면 이런 흐름이 더 뚜렷합니다. LNG 발전 '설비용량'은 2023년 43.2GW에서 2038년 67.0GW로 오히려 60% 가까이 늘어나는데, 정작 '발전량'은 2030년 161TWh로 정점을 찍은 뒤 2035년 101.1TWh, 2038년 74.3TWh로 줄어드는 것으로 전망됩니다(출처: 산업통상자원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주요내용).
2025년 국내 발전량 비중


전량 수입 구조 — 가스공사가 도입하고, 발전사가 사들이는 체계
국내에는 상업적으로 채산성 있는 천연가스 매장지가 없어 발전용 LNG는 100% 해외에서 들여옵니다. 도입은 한국가스공사(KOGAS)가 사실상 독점적으로 맡아, 카타르·호주·미국·오만 등과 맺은 장기 도입계약(LNG SPA)과 현물시장 구매를 함께 활용해 물량을 확보합니다. 발전사는 가스공사로부터 '발전용 원료비 연동제' 요금체계에 따라 LNG를 공급받는데, 국제유가·환율에 연동되는 원료비에 도입·판매 비용을 더하는 방식이어서 국제 에너지가격 변동이 그대로 발전원가에 반영됩니다. 이 때문에 LNG 발전기는 국내 전력시장에서 가장 자주 계통한계가격(SMP)을 결정짓는 '가격결정 발전기' 역할을 맡아왔습니다. 최근에는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들쭉날쭉할 때 이를 빠르게 메워주는 유연성 전원으로 역할이 점차 옮겨가는 추세이며, 이는 앞서 살펴본 '설비는 늘지만 발전량은 줄어드는' 전망과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출처: 한국가스공사 사업보고서, 가스신문 시론).
[실무사례 코멘트]
LNG 설비용량은 크게 증가하나 실제 발전량 전망이 하향되는 것은 발전 설비 이용률 감소에 따른 수익성 리스크와 계통 유연성 자원으로서의 운전 패턴 변화를 동시에 의미합니다.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의 하향 안정화가 SMP(계통한계가격) 하락으로 이어지는 추세 속에서, 실무적으로는 **연료비 연동제에 따른 발전 원가 관리**와 재생에너지 변동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잦은 기동·정지(Cycling) 대응 설비 신뢰성 확보**가 핵심 과제가 될 것입니다. 결국 LNG 발전은 기저 부하 역할에서 벗어나 계통 안정성을 위한 필수 유연성 전원으로서 그 기술적·경제적 가치를 재평가받아야 하는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마무리
LNG는 여전히 국내 발전량의 4분의 1을 넘게 책임지는 주력 발전원이지만, 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많이 돌리는 기저전원'에서 '필요할 때 빠르게 대응하는 유연성 자원'으로 위치가 바뀌는 전환점에 서 있습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이 LNG 발전기가 실제로 국내 SMP 가격을 어떻게 결정짓는지, 열량요금과 기준가격 체계를 SMP완전정복 시리즈와 연결해 살펴보겠습니다.
참고자료
· 한국전력공사, 월별 전력통계속보(2025년 에너지원별 발전량 비중)
· 산업통상자원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4~2038) 주요내용」(2025.2)
· 한국가스공사 사업보고서, 가스신문 「발전용 LNG수요, 정말로 대폭 줄어들까」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