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P만으로는 발전기가 안 돌아간다 — 용량요금(CP)이 존재하는 이유
지난 회차까지 우리는 시간마다 바뀌는 계통한계가격, SMP가 어떻게 결정되는지를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SMP만 받아서는 발전사업자가 설비를 유지할 유인이 부족한 시간대가 있습니다.
원자력이나 석탄처럼 항상 켜져 있는 발전기가 아니라, 피크 시간에만 잠깐 돌아가는 예비 발전기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런 발전기에게 "언제든 켤 수 있는 상태로 대기해줘서 고맙다"는 의미로 지급하는 별도의 돈이 바로 용량요금, CP(Capacity Payment)입니다.
오늘은 이 CP가 어떻게 산정되고 실제로 얼마나 지급되는지 짚어보겠습니다.
기준용량가격(RCP) — 1년에 한 번 정해지는 '대기비'
한국전력거래소(KPX)는 매년 발전기 및 전기저장장치가 공급 가능한 용량 1kWh당 지급받을 기준용량가격, RCP(Reference Capacity Price)를 산정해 공시합니다.
2025/2026년 적용 RCP는 KPX가 정보공개 페이지를 통해 공시했으며, 이후 11월 15일부터 적용되는 개정판이 다시 공표되는 등 연중에도 수치가 조정될 수 있습니다.
RCP는 발전기를 새로 지어 유지하는 데 드는 고정비(신규 건설비·자본비용 등)를 회수할 수 있도록 설계된 값으로,
이 기준값에 시간대별·지역별 전력 수급 상황을 반영하는 조정 절차를 거쳐야 실제 발전기 하나하나에 지급되는 최종 CP가 나옵니다(출처: 한국전력거래소 정보공개, 2025/2026년 적용 기준용량가격 공시자료).
CP 산정 흐름


왜 SMP만으로는 부족한가 — 예비율과 발전설비 투자유인
전력시장 여건 변화와 CP 적정성에 관한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CP 제도의 근본 취지는 SMP 하나만으로는 신규 발전설비 투자를 유인하기 부족한 상황을 보완하는 데 있습니다.
피크 예비 발전기는 1년 중 며칠, 혹은 몇 시간만 가동되는 경우가 많아 그 짧은 시간의 SMP 수익만으로는 건설비를 회수할 수 없습니다. CP는 이런 발전기가 '있어야 할 때 켜질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두는 비용을 보상하는 장치인 셈입니다.
실제 정산 과정은 KPX의 비용평가 세부운영규정에 따라 진행되며, 여기에 지역별 전력예비율이 낮은 시간대일수록 CP 조정값이 커지는 구조가 반영됩니다.
즉 전력이 부족해질 위험이 큰 시간·지역일수록 '대기해준 것'에 대한 보상이 커지는 방식입니다(출처: 에너지경제연구원 「최근 전력시장 여건의 변화와 용량요금(CP)의 적정성에 관한 연구」, 한국전력거래소 비용평가 세부운영규정).
| 항목 | SMP | CP |
| 지급 기준 | 실제 발전한 전력량(kWh) | 공급 가능한 용량(kW), 가동 여부 무관 |
| 변동 주기 | 시간 단위로 실시간 변동 | 연 1회 기준가격 공시 후 조정 |
| 주요 목적 | 한계발전기 비용 회수 | 설비 유지·신규 투자 유인 |
출처: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전력거래소 자료 재구성

[실무자 코멘트]
용량요금(CP)은 실제 발전 여부와 관계없이 가용한 설비를 제공한 대가로 지급되며, 이는 발전소 건설에 드는 막대한 고정비를 회수하고 지속적인 신규 설비 투자를 유인하는 핵심적인 경제적 기제입니다.
특히 한국의 변동비 반영 시장(CBP) 구조상 SMP만으로는 피크 발전기의 비용 보전이 충분하지 않기에, CP는 전력 수급의 안정성을 담보하는 필수적인 안전판 역할을 수행합니다. 산정 시 공급지장확률(LOLP)과 공급지장비용(VOLL)을 반영하여 전력 부족 위험이 큰 시점의 '대기 가치'를 정당하게 평가하며, 이는 계통의 신뢰도를 유지하는 근간이 됩니다. 결론적으로 CP 제도는 시장 참여자가 급증하는 환경 속에서도 중장기적인 전력 수급의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체계를 지탱하는 핵심 보상 체계로 기능합니다.
마무리
SMP가 '얼마나 발전했는가'에 대한 보상이라면, CP는 '언제든 발전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했는가'에 대한 보상입니다.
이 두 축이 함께 있어야 발전사업자는 피크 시간의 짧은 가동만으로도 설비 유지 비용을 회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 정산에서는 발전기별로 CP가 그대로 적용되지 않고 조정계수를 거치는데,
다음 회차에서는 이 정산조정계수가 어떤 원리로 작동하고 실제 사례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참고자료
· 한국전력거래소, 「2025/2026년 적용 기준용량가격(RCP)」 정보공개 자료
· 한국전력거래소, 「비용평가 세부운영규정」(2026.5.)
· 에너지경제연구원, 「최근 전력시장 여건의 변화와 용량요금(CP)의 적정성에 관한 연구」
· SK이노베이션 E&S 미디어룸 「[에너지백과] CP(용량요금)」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