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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P 완전정복

같은 CP인데 누구는 다 받고 누구는 깎인다 — 정산조정계수라는 두 번째 손 : [SMP완전정복 34회]

같은 CP인데 누구는 다 받고 누구는 깎인다 — 정산조정계수라는 두 번째 손

지난 회차에서는 용량요금(CP)이 "발전기가 대기해준 것"에 대한 보상이라는 점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실제 정산 내역을 뜯어보면 같은 RCP·RCF·TCF를 적용받고도 발전사마다 손에 쥐는 금액이 다릅니다.

이 격차를 만드는 것이 바로 정산조정계수입니다. SMP도 CP도 아닌 이 세 번째 숫자는 시장에서 결정되는 게 아니라 위원회에서 '조정'되는 값이라는 점에서, 전력시장에서 가장 논쟁적인 계수로 꼽힙니다.

 

오늘은 이 정산조정계수가 왜 만들어졌고, 실제로 어떻게 적용돼왔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정산조정계수란 무엇인가 — 한전과 발전자회사 사이의 이익 재분배 장치

정산조정계수는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지분 50%를 초과해 보유한 발전자회사(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의 발전기와 중앙급전 석탄발전기가 전력시장에서 받을 정산금을 조정하기 위해 2008년 5월 도입된 계수입니다.

도입 배경은 단순합니다.

전기요금(소매요금)은 정부의 규제를 받아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쉽게 오르내리지 못하는데, SMP는 연료비 변동에 따라 시시각각 움직입니다.

만약 SMP가 급등하는 시기에 원가가 싼 석탄·원자력 발전기가 시장가격 그대로 정산받으면 초과이익을 거두는 반면, 그 비용은 결국 소매요금을 규제받는 한전이 고스란히 떠안게 됩니다.

정산조정계수는 이런 상황에서 한전과 발전자회사 간의 재무 불균형을 완화하려고 만든 장치로, 계수를 낮추면 한전이 발전자회사로부터 더 싼 값에 전력을 사들여 적자 폭을 줄이고, 반대로 높이면 발전자회사에 지급하는 정산금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출처: 전기신문 「'용량요금'과 '정산조정계수' 이대로 둘 것인가」, 기후솔루션 보도자료 2024.8).

정산조정계수 결정 절차

 

실제 적용 사례 — 회사별 차등화와 투명성 논란

정산조정계수는 처음엔 발전자회사 전체에 비슷한 수준으로 적용됐지만, 이후에는 회사마다 보유한 발전설비 구성에 따라 손익 격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회사별로 석탄조정계수를 차등 적용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석탄화력 비중이 높은 발전사는 LNG복합화력에서 나는 손실을 석탄 부문 이익으로 메꿀 수 있지만, LNG복합 비중이 높은 발전사나 민간 발전사는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는 구조적 불균형이 생기기 때문입니다(출처: 전기신문, 2015년 하반기 정산조정계수 재산정 관련 보도).

문제는 이 조정이 사전에 정해진 공식이 아니라 비용평가위원회의 의결과 정부 승인이라는 사후적 절차로 결정된다는 점입니다.

2019년 감사원은 정산조정계수 산정 과정에 객관적 검증·보정 절차가 없다고 지적하며 전력거래소에 개선을 통보했지만, 여러 해가 지나도록 뚜렷한 조치가 없었습니다.

결국 2024년 8월 기후솔루션은 비용평가위원회 회의록 공개를 요구했다가 "경영·영업상 비밀"이라는 이유로 비공개 결정을 받자, 이 결정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심판을 청구했습니다.

비용평가위원회 의사결정에는 한전과 발전자회사만 참여하고 외부에는 안건명과 의결 결과만 공개돼, 실제로 어떤 근거로 계수가 조정됐는지 제3자가 검증하기 어렵다는 게 핵심 쟁점입니다.

이런 불투명성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정부는 한때 정산조정계수를 정부승인차액계약(베스팅계약)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계약조건을 둘러싼 한전과 발전사 간 이견으로 아직 전면 도입되지 못한 상태입니다.

항목 SMP CP 정산조정계수
결정 방식 시장 입찰(변동비 기반) 기준가격 연 1회 공시 위원회 의결+정부 승인
적용 대상 전체 중앙급전발전기 전체 중앙급전발전기 한전 지분 50%초과 발전자회사·석탄발전 중심
주요 목적 한계발전기 비용 회수 설비 유지·투자 유인 한전-발전자회사 재무 균형

출처: 전력거래소 비용평가 세부운영규정, 전기신문·기후솔루션 자료 재구성

[실무자 코멘트]

정산조정계수는 소매요금 규제와 도매 SMP 변동성 간의 괴리로 발생하는 한전과 발전자회사 간 재무 불균형을 사후적으로 완화하는 핵심 재분배 장치입니다.

그러나 사전에 정해진 공식 대신 비용평가위원회의 의결과 정부 승인이라는 사후적 절차로 계수가 결정되어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고 투명성 논란을 지속해서 야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감사원의 객관적 검증 절차 개선 통보와 회의록 비공개에 따른 행정심판 청구 등 제도 운영 전반의 불투명성은 시장 신뢰를 약화시키는 주요 요인입니다.

실무적으로 발전사별 설비 믹스에 따른 구조적 불균형을 해소하고 시장의 투명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임의적인 정산 조정을 지양해야 합니다.

장기적으로는 한전과 발전사 간의 이견으로 지연되고 있는 정부승인차액계약(베스팅계약) 등의 시장 친화적 대안으로의 조속한 전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마무리

SMP가 시장이 정하는 값이고 CP가 미리 공시된 기준값이라면, 정산조정계수는 위원회가 사후에 손을 대는 값이라는 점에서 성격이 다릅니다. 이 차이가 바로 투명성 논란의 근원이기도 합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시장 자체의 결이 바뀌는 이야기로 넘어가, 재생에너지 입찰시장 확대가 SMP의 변동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참고자료

· 전기신문, 「(뉴스초점) '용량요금'과 '정산조정계수' 이대로 둘 것인가」

· 기후솔루션, 「[보도자료] 꾸준히 지적된 전력거래소만의 '보이지 않는 손', 불투명한 정산조정계수 산정에 제동 걸리나」(2024.8.13)

· 한국전력거래소, 「비용평가 세부운영규정」

· SK이노베이션 E&S 미디어룸 「[에너지백과] CP(용량요금)」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