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가 시장을 잠식해도 SMP를 계속 봐야 하는 이유 — '대표가격'에서 '기준가격'으로
지난 회차에서는 정부승인차액계약(CfD)이 재생에너지를 넘어 원전·LNG까지 정산 기준으로 확대되고 있고, 이 흐름이 정산조정계수와 당분간 병행될 것이라는 점을 살펴봤습니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이런 의문이 듭니다.
CfD 적용 물량이 계속 늘어나 시장 전체를 뒤덮으면, SMP는 더 이상 볼 필요가 없는 숫자가 되는 걸까요.
오늘은 SMP가 시장의 '대표가격' 자리를 CfD에 조금씩 내주면서도, 왜 여전히 전력시장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숫자로 남는지를 짚어보겠습니다.
CfD 정산 자체가 SMP를 계산식 안에 품고 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지점이 하나 있습니다.
CfD는 SMP를 '대체'하는 제도가 아니라, SMP를 입력값으로 삼아 차액을 계산하는 제도라는 사실입니다.
시장가격이 계약가격보다 낮으면 한전이 그 차액을 보전하고, 높으면 초과분을 환수하는 구조 자체가 매 정산 시점의 SMP 없이는 성립하지 않습니다.
즉 CfD 물량이 아무리 늘어나도 SMP라는 기준선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많은 계약이 이 기준선을 바라보며 움직이게 되는 셈입니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는 2026년 하반기 실시간시장(RTM) 본격 운영과 함께 원전 수직계약(VC), LNG CfD, ESS 중앙계약시장(CBM)을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향을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제시했는데, 이들 계약 대부분이 정산 기준가격으로 SMP 혹은 이를 대체할 실시간 가격지표를 계속 참조하도록 설계되고 있습니다(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SMP의 역할 변화: 대표가격 → 기준가격


실시간시장이 열리면 SMP는 '더 촘촘한' 가격으로 진화한다
두 번째로 살펴볼 변화는 SMP 자체의 정교화입니다.
현재 SMP는 하루 전 시장에서 시간 단위로 결정되지만, 2026년 하반기 전국 확대가 예고된 실시간시장(RTM)이 자리 잡으면 5분·15분 단위의 실시간 가격이 하루 전 SMP를 보완하거나 대체하는 지표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재생에너지 비중이 2038년까지 32.4%까지 늘어나는 상황에서, 하루 전에 예측한 가격과 실제 발전량이 어긋나는 폭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더 짧은 주기로 갱신되는 가격 지표가 필요해진 것입니다(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다시 말해 SMP가 없어지는 방향이 아니라, SMP가 다루는 시간 단위 자체가 더 잘게 쪼개지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더 촘촘하게 이 숫자를 확인해야 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셈입니다.
| 구분 | 현재 | 개편 이후 전망 |
| 가격 결정 주기 | 하루 전 시장, 시간 단위 | 실시간시장(RTM), 5~15분 단위 보완 |
| SMP의 위치 | 시장 전체의 대표 정산가격 | CfD·VC·CBM 차액 정산의 기준선 |
| 참여자 대응 | 일 단위 가격 확인으로 충분 | 계약 유형별로 SMP를 더 자주, 더 세밀하게 추적 필요 |
출처: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자료 재구성

[실무자 코멘트]
CfD 확대와 실시간시장(RTM) 정착은 SMP를 폐기하는 것이 아니라, 차액 정산의 핵심 기준선(Benchmark)이자 실시간 수급의 정교한 시그널로 재정의하는 과정입니다.
2026년 하반기 5~15분 단위의 촘촘한 가격 체계가 도입되면, 거래·설비 실무자는 단순 일간 가격 추적을 넘어 계약 포트폴리오(CfD·VC·CBM)별 차액 정산 리스크를 입체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결국 향후 전력거래의 성패는 세분화된 실시간 가격 지표에 맞춰 발전기 기동·정지 및 출력 제어 반응성을 최적화하는 정밀한 운전 전략에 달려 있습니다.
마무리
CfD와 실시간시장이 자리를 잡을수록 SMP는 시장을 '대표'하는 단일 숫자에서, 여러 계약이 참조하는 '기준' 가격으로 성격이 바뀌어 갑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이렇게 세분화될 실시간 가격 체계 아래에서, 발전사업자와 소비자가 각각 어떤 방식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게 되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참고자료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참고자료)「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확정」
· 이투뉴스, 「지역별로 도매전력가격 차등…원전은 차액계약 수익 보전」
· 일렉트릭파워, 「SMP·전기요금 지역별 차등화 추진」
· 전력거래소(KPX), 월별 계통한계가격(SMP) 공시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