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P가 5분 단위로 촘촘해지면, 발전사업자와 소비자는 뭘로 리스크를 막을까 , PPA·선물시장이라는 답
지난 회차에서는 CfD 확대와 실시간시장(RTM) 도입으로 SMP가 '시장을 대표하는 단일 가격'에서 '여러 계약이 참조하는 기준 가격'으로 바뀌고 있으며, 그 갱신 주기도 하루 단위에서 5~15분 단위로 훨씬 촘촘해질 것이라는 점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가격이 이렇게 자주 바뀌면 자연스럽게 새로운 고민이 생깁니다.
발전사업자는 오늘 판 전력이 내일은 얼마에 팔릴지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소비자와 기업은 전기요금이 시시각각 흔들리는 위험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오늘은 촘촘해진 SMP 앞에서 시장 참여자들이 실제로 쓰기 시작한 '가격을 고정하는 방법'들을 짚어보겠습니다.

답은 새로운 제도가 아니라, 이미 있던 계약을 SMP 밖으로 꺼내는 것이었다
가장 직접적인 해법은 전력구매계약(PPA)입니다.
PPA는 발전사업자와 수요기업이 SMP와 무관하게 미리 정한 가격으로 전력을 사고파는 방식이어서, SMP가 5분 단위로 출렁여도 계약 당사자들은 그 변동을 직접 떠안지 않습니다.
실제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26년 7월 15일부터 40여 개 기업과 협단체가 참여하는 PPA 중개 플랫폼 시범사업을 운영한 뒤, 발전사업자·재생에너지전기공급사업자·수요기업이 필요 물량과 공급 가능 물량을 한눈에 확인하고 협상까지 진행할 수 있는 '온라인 전력 쇼핑몰' 형태의 정식 플랫폼을 출범시켰습니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직접 PPA를 하려면 전력거래소가 요구하는 약 500만 원짜리 계량기로 교체해야 하는데, 정부는 이 비용을 예산 10억 원으로 전액 지원하기로 했습니다(출처: 산경e뉴스 「재생에너지 'PPA 거래' 한곳에서 풀어낸다」, 경향신문 「발전사업자·기업, 온라인서 '재생에너지 전력' 직접 거래한다」).
즉 SMP라는 기준선 자체를 바꾸기보다, 그 기준선의 변동성으로부터 계약을 분리시켜주는 우회로를 먼저 넓히고 있는 셈입니다.
SMP 변동성 앞에서 쓸 수 있는 리스크 관리 수단


PPA로 못 가리는 나머지 물량은 '전력선물시장'이 메울 수 있을까
문제는 모든 물량을 PPA로 묶을 수는 없다는 점입니다.
여전히 상당수 발전사업자와 대부분의 일반 소비자는 SMP를 기준으로 정산되는 전력시장에 그대로 노출돼 있습니다.
이 남은 리스크를 관리할 수단으로 업계에서 꾸준히 거론되는 것이 전력선물시장입니다. 민간발전업계는 2022년 도입된 긴급정산상한가격제(SMP 상한제)로 조 단위 손실을 겪은 경험 때문에, 정부가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방식보다는 시장 스스로 위험을 분산할 수 있는 계약시장 도입이 더 근본적인 해법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 전문가 칼럼은 긴급정산상한가격제가 "전력시장 리스크의 궁극적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임시방편적 가격 통제보다 선물·계약 형태의 헤지 수단이 자리 잡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출처: 전기신문 「긴급정산상한가격제는 전력시장 리스크의 궁극적 해결책이 아니다」, 딜사이트 「'제2의 SMP 상한제 오나'…민간발전사 우려 증폭」).
다만 국내 전력선물시장은 아직 정식 개설 전 단계로, PPA처럼 실제 거래가 시작된 제도와는 온도차가 있다는 점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 구분 | 현재 상태 | 역할 |
| PPA(전력구매계약) | 중개 플랫폼 정식 출범, 계량기 교체비 정부 지원 | SMP와 무관하게 판매·구매가격을 사전 고정 |
| 긴급정산상한가격제 | 2022년 도입, 발전사 손실 논란 | 정부가 SMP 급등 시 상한을 직접 설정 |
| 전력선물시장 | 업계 요구·논의 단계, 정식 개설 전 | 시장 스스로 가격 변동 위험을 분산·헤지 |
출처: 산경e뉴스·전기신문·딜사이트 보도 재구성

[실무자 코멘트]
실시간시장(RTM) 도입으로 SMP 갱신 주기가 5~15분 단위로 단기화되면 도매시장의 수급 반영 정밀도는 극대화되는 반면, 발전사와 수요기업이 직면하는 실시간 가격 변동성(Price Volatility) 리스크는 유례없이 커지게 됩니다.
이에 대응하는 가장 직관적이고 강력한 방어 수단은 직접 PPA(전력구입계약)로, 출렁이는 도매 SMP와 계약 가격을 분리하여 고정 단가 기반의 장기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발전 수익과 전기요금 비용의 예측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것입니다.
나아가 PPA로 담보되지 않는 잔여 현물 물량의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과거 'SMP 상한제'와 같은 비시장적·인위적 개입 대신, 전력선물시장과 같은 시장 친화적 금융 파생 헤지 수단의 조속한 정식 개설과 활성화가 필수적입니다.
결과적으로 실무자 관점에서는 촘촘해진 실시간 시장 신호에 무방비로 노출되기보다, PPA 중개 플랫폼과 차액계약(CfD) 및 선물시장을 복합적으로 연계하는 다각화된 가격 헤징 포트폴리오 구축 역량이 사업 지속 가능성을 좌우할 것입니다
마무리
SMP가 촘촘해질수록, 시장 참여자들은 그 변동성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PPA로 미리 가격을 고정하거나 선물시장 같은 헤지 수단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다음 회차에서는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가 SMP의 변동성 자체를 얼마나 키우고 있는지, 그리고 그 변동성이 헤지 수요를 어떻게 더 밀어붙이는지를 데이터로 살펴보겠습니다.
참고자료
· 산경e뉴스, 「재생에너지 'PPA 거래' 한곳에서 풀어낸다...기후부, 중개플랫폼 공식 출범」
· 경향신문, 「발전사업자·기업, 온라인서 '재생에너지 전력' 직접 거래한다」
· 전기신문, 「(전문가 칼럼) 긴급정산상한가격제는 전력시장 리스크의 궁극적 해결책이 아니다」
· 딜사이트, 「"제2의 SMP 상한제 오나"…민간발전사 우려 증폭」